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피아노(1993)

Piano, 1993

피아노(The Piano, 1993)

감독 : 제인 캠피온(Jane Campion)
각본 : 제인 캠피온
출연 : 홀리 헌터(Holly Hunter), 하비 카이텔(Harvey Keitel), 샘 닐(Sam Neill) 등
러닝타임 : 121분
국내 등급 : 청소년 관람 불가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의 3관왕을 차지했으며, 작품상, 감독상 등 5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제46회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어버린 영화, 「피아노」입니다. 여성과 가족에 대한 섬세한 묘사로 이름나 있는 제인 캠피온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습니다. 트루 블러드의 주인공 수키 스택하우스 역으로 유명한 애나 패퀸(Anna Helene Paquin)의 첫 영화 데뷔작으로 당시 5000: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으며, 홀리 헌터의 딸의 배역을 맡아 11살의 나이로 엠마 톰슨, 위노나 라이더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대 2번째 최연소 여우조연상을 수상합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남자와의 결혼

스코틀랜드 출신 에이다 맥그레스(Holly Hunter)는 아버지의 강요로 아홉 살 딸 플로라(Anna Paquin)를 데리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남자 앨리스데어 스튜어트(Sam Neill)와 결혼하기 위해 낯선 땅 뉴질랜드에 도착합니다. 여섯 살 때부터 말하기를 멈춘 에이다에게는 딸 플로라와 피아노만이 세상의 전부입니다. 그들을 데리러 해변가로 찾아온 스튜어트는 집으로 가져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아노를 해변가에 버려둡니다. 하지만 목숨과도 같았던 피아노를 집으로 옮기기 위해 스튜어트의 이웃인 원주민 조지 베인스(Harvey Keitel)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해변에 도착한 에이다는 덩그러니 버려진 피아노를 연주하고, 그 모습을 본 조지는 그녀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피아노를 매개로 이어진 만남

땅을 사들이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스튜어트는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서 이해하지 못할 광경을 목격합니다. 나무에 새긴 피아노 건반을 치고 있는 에이다와 노래를 부르는 하인들, 그리고 그 노래에 맞춰서 플로라가 춤을 추고 있습니다. 스튜어트는 피아노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에이다의 마음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녀의 정신이 이상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에이다가 해변가에서 오랜 시간 동안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봤었던 조지는 그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는 듯해 보입니다.
이후 조지는 스튜어트에게 강 건너의 80에이커의 땅을 팔며 돈이 없다는 스튜에게 그 대가로 피아노를 요구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에이다는 스튜어트에게 피아노는 자신의 것이라며 화를 내지만, 그는 되려 조지에게 피아노 레슨을 시켜달라고 합니다. 에이다는 자신의 소중한 피아노를 가져간 조지에게 반감을 갖게 되지만, 피아노가 그리웠던 그녀는 결국 조지에게 레슨을 해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조지는 그저 에이다의 연주를 듣기만 하겠다며, 그녀가 건반을 치는 만큼 만지는 것을 허락한다면 피아노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조지는 점점 더 자극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고, 에이다는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입니다. 이후 조지는 플로라의 공연을 보러 간 자리에서 에이다와 스튜어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립니다. 그리고는 에이다에게 피아노를 돌려주게 되는데 웬일인지 에이다는 그토록 원하던 피아노를 더 이상 연주하지 않습니다. 에이다는 알 수 없는 공허함의 원인이 조지에 대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고는 그를 만나러 집으로 갑니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된 스튜어트는 그녀를 집에 감금합니다.

새로운 삶의 시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튜어트는 에이다의 조지에 대한 마음이 변하지 않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녀의 오른쪽 검지 손가락을 자르고, 다시 한번 조지를 만날 경우 하나를 더 자르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튜어트는 에이다를 조지에게 보내주기로 하고, 플로라와 함께 셋은 보트를 타고 뉴질랜드를 떠납니다. 보트를 타고 가던 중 에이다는 피아노를 물속에 버리고, 밧줄로 피아노에 자신의 발목을 묶은 에이다도 함께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에이다는 발목의 밧줄을 풀고 바깥으로 헤엄쳐 나오고, 피아노는 깊은 물속으로 사라집니다. 이후 조지는 에이다가 다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도록 인조 손가락을 만들어 주었고, 에이다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말하는 법을 배우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