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1992)
감독 :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
각본 : 리차드 프리덴버그(Richard Friedenberg), 노먼 맥클레인(Norman Maclean)
원작 : 노먼 맥클레인의 「흐르는 강물처럼(1976)」
출연 : 브래드 피트(Brad Pitt), 크레이그 셰퍼(Craig Sheffer) 등
러닝타임 : 123분
국내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할리우드 배우로 시작했지만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감독으로서도 뛰어난 연출가로 인정받고 있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입니다. 그는 1978년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를 설립하였는데, 선댄스라는 이름은 자신을 할리우드 스타로 만들었던 출연작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맡았던 배역인 ‘선댄스 키드(실존인물)’에서 따왔습니다. 선댄스 영화제는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젊은 영화감독과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인식되는 등 영화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제로 유명합니다. 감독은 「어벤저스 : 엔드게임」에서 카메오로 출연한 것을 마지막으로 영화배우로서는 은퇴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노먼 맥클레인의 자전적인 소설로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낸 이야기이며, 브래드 피트는 이 영화로 인해 연기자로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너무나도 다른 두 형제 노먼과 폴
스코틀랜드 장로교 목사인 아버지(Tom Skerritt)와 어머니(Brenda Blethyn)는 몬태나주의 아름다운 대자연 자락의 평화로운 마을에서 슬하에 아들 둘을 사랑으로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다소 엄격하고 무뚝뚝하기도 한 아버지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교육을 맡아 가르칩니다. 아이들은 오전에는 아버지와 함께 공부를, 오후에는 저녁식사 전까지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강가에서 플라잉 낚시를 가르치는데 낚시를 하는 데에도 절제와 균형을 강조하는 조금은 딱딱한 아버지입니다. 두 형제의 성격은 꽤나 다릅니다. 큰 아들인 노먼 맥클린(Craig Sheffer)은 아버지의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누가 봐도 모범적인 사람으로 자라지만, 세 살 터울의 동생 폴 맥클린(Brad Pitt) 성격은 열정적이고 과감하며 때로는 무모하기도 합니다. 아버지도 폴의 자유로운 성향을 너그럽게 이해하며 그가 살아가는 방식을 인정해 주는 듯합니다. 이후 형 노먼은 고향을 떠나 동부의 명문대학인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대 교수직 제안을 받는 반면, 자유롭고 충동적으로 살던 동생 폴은 고향에서 조그마한 신문사 지역기자로 일을 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폴은 술에 취한 채 출근을 하고,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그 시절 인디언 여자를 데리고 다니며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등 무모한 행동을 일삼으며 위태위태해 보이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매력적인 사람으로 늘 모든 집단에서 주목받으며 살아갑니다.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자유로이 살아가던 폴은 위험한 도박판에 빠져들어 큰 빚을 지게 되고 이로 인해 권총에 맞아 살해된채 골목에 버려집니다.
시각적으로 매우 아름다운 작품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드러나는 노먼의 계속되는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진행됩니다. 영화의 시작부에서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인간은 본래 사악한 존재이며, 모든 좋은 것들은 은총으로 얻어지는 것이고, 은총은 예술을 통해 얻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던 것을 언급합니다. 아버지가 말하는 예술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하겠지만 두 형제와 함께 아름다운 강가에서 플라잉 낚시를 즐기는 모습은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까지 느껴지기도 합니다. 폴이 아버지가 가르쳐준 낚시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낚시를 해 나가듯, 그의 삶 역시 절제를 중요시하는 아버지의 가르침과는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형제의 다름을 인정하고 폴을 있는 그대로 존중합니다. 어쩌면 목적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내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폴의 사망 이후 아버지는 한 연설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도와주지 못하기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 자신의 손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사랑할 수 있다’며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다’라고 말합니다. 극적인 요소 없이 아름다운 자연과 캐릭터들의 진한 삶으로도 충분한 이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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