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 1991)
감독 :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각본 : 캘리 쿠리(Callie Khouri)
출연 : 수잔 서랜든(Susan Sarandon), 지나 데이비스(Geena Davis) 등
러닝타임 : 129분
국내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뛰어난 영상미로 '비주얼리스트'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영국의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의 「델마와 루이스」입니다. 이 영화로 주연인 수잔 서랜든과 지나 데이비스는 제64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촬영상 등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에이리언(1979)」, 「블레이드 러너(1982)」, 「글레디에이터(2000)」, 「킹덤 오브 헤븐(2005)」, 「마션(2015)」 등 리들리 스콧을 대표하는 수많은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페미니즘 영화의 대표로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작품입니다.
뭔가 잘못되어버린 여행
단짝 친구인 순수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평범한 주부 델마(Geena Davis)와 시니컬한 미혼의 웨이트리스 루이스(Susan Sarandon)는 어느 날 포드(Ford)의 클래식카 썬더버드를 타고 주말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집안일과 남편으로부터 벗어나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길에 오른 델마는 오랜만의 일탈로 많이 들뜬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즐거운 여행이 도피행으로 바뀌어버린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목적지로 가는 도중 잠깐 들른 한 술집에서 만난 남자 할란(Timothy Carhart)이 델마를 취하게 만들어 성폭행을 시도하는데 이를 목격한 루이스가 과거에 성폭행을 당했던 기억과 그녀를 도발하는 할란 때문에 우발적으로 그를 쏴 죽이게 된 것입니다. 바로 자수하자는 델마와는 다르게, 루이스는 이를 반대합니다. 델마와 그 남자가 술집에서 즐겁게 춤을 추는 모습을 사람들이 목격했기 때문에 정당방위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도망치기로 결정한 둘은 멕시코로 떠나기로 계획합니다.
어쩐지 해방감이 느껴지는 도피
루이스는 그녀의 자상한 남자 친구 지미(Michael Madsen)에게 도피에 필요한 자금을 받습니다. 지미는 돈을 건네며 루이스에게 청혼하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합니다. 이후 델마와 루이스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잘생긴 청년 제이다(Brad Pitt)를 차에 태워주게 됩니다. 그날 저녁 델마는 제이다와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날 돈이 남겨진 방에 그를 홀로 두고 아침 식사를 하러 나가는데 제이다는 그 길로 돈을 훔쳐 달아납니다. 돈을 도둑맞은 델마와 루이스는 편의점을 털어 돈을 구해 떠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과속 단속하는 경찰관의 총을 빼앗아 경찰차 트렁크에 가둬놓기도 하고, 그녀에게 성희롱을 하는 트럭 운전사를 차에서 내리게 한 후 차에 총을 쏴서 폭파시키는 등 과감한 행동을 일삼기도 합니다.
그녀들은 도청되고 있는 전화로 인해 위치가 추적당하게 되고, 경찰의 수사망은 점점 좁혀지게 됩니다. 낭떠러지를 앞에 두고 경찰차와 헬기에 포위당한 그녀들은 손을 맞잡은 채로 절벽을 향해 날아오르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녀들의 자유로운 비행
페미니즘을 표방하고 있는 영화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경우는 많습니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델마와 루이스」는 드러내 놓고 페미니즘적이지만 대다수가 공감하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는 가부장적이고 억압적인 남성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이들에게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던 델마는 점차 변화하여 영화 중반이 넘어서면 어느새 루이스보다 더 와일드한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특히나 이들은 남성들의 권력으로 상징되는 모자를 카우보이와 트럭 운전사에게서 빼앗아 쓰기도 합니다. 반면에 할 슬로컴 형사(Harvey Keitel)와 지미 등 그녀들을 돕는 착한 남성들도 등장하는데 이는 앞서 이야기한 흔히 마초로 표현되는 남성들과 비교되며 이상적인 남성상을 은근히 묘사하기도 합니다. 루이스가 절대로 가고 싶어 하지 않지만 멕시코로 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들러야 하는 텍사스는 남성성으로 대표되는 도시 또한 이 영화에서 드러내고 있는 남성성의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억압받는 여성들의 자유로운 비행을 유쾌하게 그려낸 「델마와 루이스」,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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