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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남자로 살고 싶었던 여자아이, 톰보이(Tomboy, 2011)

by 초코지기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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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boy,2011

톰보이(Tomboy, 2011)

감독 : 셀린 시아마(Céline Sciamma)
각본 : 셀린 시아마
출연 : 조 허란(Zoe Heran), 말론 레바나(Malonn Levana) 등
러닝타임 : 82분
국내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 2019)으로 제72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던 감독 셀린 시아마의 영화 톰보이입니다. 이 영화는 2011년 당시 국내에선 개봉하지 않았지만,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칸영화제 수상으로 감독의 과거작이 주목받게 되며 9년이 지난 2020년 한국에서 상영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개봉 당시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테디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는 2020년 개봉했습니다.

남자로 살아가고 싶은 여자아이

영화는 주인공 로레(Zoe Heran)가 아버지(Mathieu Demy)와 함께, 임신 중인 어머니(Sophie Cattani)와 여동생 잔(Malonn Levana)이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로레는 짧은 머리에 치마보다는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을 즐기며, 운동도 곧잘 합니다. 어느 날 집 안에서 창 밖을 내다보던 로레는 한 무리의 또래 아이들이 함께 모여 놀고 있는 것을 부러운 듯 쳐다봅니다. 그러고는 밖으로 나가 배회하던 중 같은 아파트에 사는 리사(Jeanne Disson)를 만납니다. 이름을 물어보는 리사에게 로레는 자신을 '미카엘'이라고 소개하며 남자아이로 행세합니다. 로레가 마음에 들었던지 리사는 동네 친구들에게 로레를 소개해줍니다. 리사 덕분에 로레는 남자아이들과 축구를 하며 금세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런 로레를 리사는 다른 남자아이들과는 다름을 느끼고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사실 로레는 여자인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화장실에서 거울로 자신의 몸을 비추며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부모님 몰래 동생 잔에게 자신의 머리를 티 나지 않을 정도로 잘라달라고 부탁합니다. 친구들과 수영을 하러 갈 때면 가지고 있는 여자 수영복 상의를 가위로 자르고 점토로 성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어느 날 로레는 리사의 집에 놀러 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함께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내는데, 리사는 로레에게 이성적으로 호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들통 나 버린 거짓말

어느 날 잔은 리사가 로레를 미카엘이라고 부르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고, 로레는 동생이 부모님께 이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노는 자리에 잔을 데려갑니다. 하지만 친구 중 한 명이 동생을 괴롭히고, 이는 친구와 로레의 몸싸움으로 번지게 됩니다. 이후, 다친 아들을 보고 로레에게 사과를 받으러 친구와 친구의 엄마가 로레의 집을 방문합니다. 이때, 로레의 엄마는 로레를 미카엘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아차리고, 지금까지 그녀가 남자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것에 화를 냅니다. 사실을 알게 된 로레의 엄마와 아빠의 반응으로 미루어 로레는 이전에도 같은 일을 반복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날, 어머니는 억지로 로레에게 파란색 원피스를 입히고는 그녀가 때린 남자아이의 집으로 사과를 하러 갑니다. 이후 리사의 집으로 가 리사에게도 사실을 밝히는데, 그녀는 충격을 받은 듯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그런 상황을 견디기 힘들었던 로레는 집 밖을 뛰쳐나와 숲 속으로 도망갑니다. 그곳에서 리사는 입고 있던 파란 원피스를 나뭇가지에 걸어둡니다. 그 일로 로리가 사실은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는 사실을 친구들이 모두 알게 됩니다. 어느 날, 리사가 로레에게 진짜 이름이 뭐냐고 묻고 자신의 이름은 로레라고 대답하며 희미하게 미소 짓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아이들

누군가는 주인공 로레가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로레는 혼란을 겪는다기 보다 단지 여자의 모습을 거부하고 남자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엄마와 아빠도 로레의 취향을 인정하고 다그치지 않지만,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을 로레를 걱정하며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합니다.
영화 톰보이는 그녀의 작품 워터 릴리스(Water Lilies, 2007), 걸 후드(Girlhood, 2014)와 함께 셀린 시아마 감독의 성장 3부작이라고도 불립니다. 프랑스 감독인 셀린 시아마는 원래 영화 제목을 톰보이의 프랑스어로 지으려고 했지만, 그 단어는 프랑스어로 '실패한 소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일부러 영어 제목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자연스러운 장면을 위해 조 허란의 실제 친구들을 섭외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한 번쯤 겪었을지도 모를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 톰보이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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